경제 이슈2018. 5. 22. 04:41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계획 무산

 

 

 

현대자동차그룹이 꺼낸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을 토대로 한 지배구조 개선이었다. 허나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계획 단계부터 시장의 우려와 의결권자문사들의 부정적 의견이 많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무산

 

실제로 현대모비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 일색이었다. 다분히 주주 일가의 사견이 포함된 지배구조 개선이다보니 회사 가치나 주주 이익은 배제된 탓 크다. 이에 반대 의견이 늘어나자 주주총회 통과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현대차의 속내가 엿보인다.

 

현재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앞서 발표한 분할 합병 계획을 백지화했다. 당연히 합병 의견을 물으려던 29일 주주총회도 전격 취소됐다.또 새로운 분할 합병안을 보완한다는 계획으로 전해진다. 3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두 달도 못 돼 백지화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일단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 합병 비율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들고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

 

 

 

 

■ 지배구조 개편 무력화 이유는?

 

현대모비스는 공시를 통해 분할 합병안 철회 이유로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의견, 주총 가결요건 충족 불확실성 등을 거론했다. 실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및 자산운용사들은 합병 반대 의견을 냈다.

 

예컨대 ISS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준수하지만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글래스루이스 “의심스러운 경영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한국기업지배연구원 “현대모비스 분할 합병이 주주가치 또는 회사가치 제고를 기대하기 힘들다”, 서스틴베스트 “주주 관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당초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를 인적분할한 후 남은 현대모비스를 현대차 그룹의 지배회사로 세우고 떨어져나가는 모비스를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허나 발표 시점 이후 시장에서는 부정적 의견 일색이었다. 주주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특히나 미국계 헤지펀드로 알려진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 의사를 밝혔고 해외 주요 자문사 역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회사가치 제고를 내걸고 주총에서 승부를 예고했었다. 하지만 현대차 그룹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을 맡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 의견을 내며 주총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개편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특히 재편 과정에서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채택함으로써 재편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종국에는 주주들의 충분한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가 없는 무리한 경영 판단으로 밝혀진 셈이다.

 

Posted by 독거아재